비판적 사고를 잘하기 위해서는 지식보다 태도가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꼭 필요한 자질이 바로 논쟁의 자기 통제(Argumentative Self-Control)입니다. 이 능력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이성을 유지하는 힘을 말합니다.
우리는 토론을 하다가 욱하는 마음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기고 싶은 욕심에 목소리가 커지기도 하죠. 하지만 비판적 사고는 상대를 이기는 기술이 아닙니다.
감정이 아닌 논리로 대화하기
논쟁은 주장과 근거를 차분하게 검토하는 지적 활동입니다. 자기 통제 능력이 부족하면 토론은 금세 감정 싸움으로 변질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의 태도를 끊임없이 점검해야 합니다.
토론 이론가 프란스 판 에메런과 롭 흐로텐도르스트는 건설적인 논쟁 규칙을 제시했습니다. 겉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실전에서는 지키기 어려운 기준들입니다. 어떤 규칙들이 있는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는 인내심
첫 번째 규칙은 상대가 의견을 말할 때 방해하지 않는 것입니다. 듣기 거북한 내용이라도 중간에 말을 자르면 안 됩니다. 조롱하거나 비꼬는 태도 역시 금물입니다.
말을 자르는 즉시 논리의 흐름은 끊어지고 감정만 남게 됩니다. 비판적 사고자는 상대가 무슨 주장을 하는지 끝까지 경청합니다. 상대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주장을 증명할 책임
두 번째는 주장에 대한 입증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어떤 의견을 냈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그저 내 생각일 뿐이라고 회피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프로그래머가 코드를 작성할 때 의도를 설명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근거가 없는 주장은 검토조차 할 수 없습니다. 타당한 이유를 제시해야 건강한 토론이 성립합니다.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반박하기
세 번째 규칙은 상대가 하지 않은 말을 공격하지 않는 것입니다. 상대의 논리를 제멋대로 바꾸거나 지나치게 요약해서 비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토론에서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오류입니다.
상대의 의도를 왜곡하면 본래의 쟁점은 사라져 버립니다. 허수아비를 세워두고 공격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죠. 이렇게 되면 서로를 이해할 기회는 완전히 사라집니다.
사람이 아닌 근거에 집중하기
마지막으로 감정이나 편견을 버리고 오직 논거만 사용해야 합니다.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그 주장을 깎아내려선 안 됩니다. 누가 말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근거로 이야기하고 있는가입니다. 특정 집단이나 배경을 이유로 주장을 무시하는 태도는 버려야 합니다. 오직 논리적인 근거로만 판단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해와 성장을 위한 과정
논쟁의 자기 통제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차원을 넘어섭니다. 이는 비판적 사고 자체가 가능하기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규칙을 지킬 때 논쟁은 문제 해결의 장이 됩니다.
서로 다른 생각은 충돌이 아니라 깊은 이해로 나아가는 계기가 됩니다. 이 질서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생각을 다듬을 수 있습니다. 프로그래머 여러분도 이런 태도로 토론에 임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