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는 우연한 기회로 Clair Obscur: Expedition 33 게임의 개발과 관련된 강연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에게는 공개되지 않은 업계 전문가들의 발표 세션이었는데, 올해 가장 인상적인 게임 중 하나로 손꼽히는 Clair Obscur: Expedition 33의 성공 사례를 통해 게임 업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명확히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존의 대형 AAA 개발사들이 시장에서 겪고 있는 전략적 고민과 소규모 개발사들이 어떻게 그들과의 경쟁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소규모 개발팀의 인상적인 성과
Clair Obscur: Expedition 33는 프랑스의 샌드폴 인터렉티브 (Sandfall Interactive)가 개발하고 케플러 인터랙티브(Kepler Interactive)가 배급한 롤플레잉 게임입니다.
턴 방식의 전투를 특징으로 하며, 올해 출시된 게임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메타크리틱에서 93점, 스팀에서는 압도적으로 긍정적(Overwhelmingly Positive)을 기록하는 등 평론가와 일반 게이머 모두에게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게임을 개발한 핵심 인력이 약 30명 정도로, 실제로 개발 절반 이상은 15명 내외의 인원이 담당했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개발자 상당수가 주니어급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주요 핵심 개발자 중에는 이번 작품이 첫 상업적 게임 프로젝트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공동 설립자 중 두 명은 유비소프트 출신이고, 주요 리드급 멤버들도 일정한 경험을 갖추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개발진이 경험이 적은 상태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것은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이 게임의 크레딧을 살펴보면 전체 인원은 400명을 넘지만, 이는 QA, 애니메이션,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웃소싱을 통해 참여한 인원을 포함한 숫자입니다. 특히 애니메이션 부분에서는 한국인 프리랜서 그룹 8명이 참여한 것이 눈에 띕니다.
JRPG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
Clair Obscur: Expedition 33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JRPG에 대한 개발진의 깊은 애정과 이해였습니다.
개발팀 대부분이 파이널 판타지, 페르소나 등 일본 RPG를 매우 좋아하는 팬들이었으며, 그들이 가진 장르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열정이 게임의 성공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유명 성우(Charlie Cox, Andy Serkis, Ben Starr)들을 섭외하여 몰입감 높은 보이스 액팅을 구현한 부분은 이들의 장르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깊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뛰어난 개발 성과
게임의 성공을 견인한 또 다른 주요 요인은 언리얼 엔진의 활용이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언리얼 엔진과 같은 고성능 게임 엔진이 보급되면서 소규모 개발팀들도 높은 퀄리티의 게임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 게임도 언리얼 엔진 덕분에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도 AAA급 퀄리티를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혁신적인 마케팅과 자발적인 팬베이스 형성
Clair Obscur: Expedition 33는 출시 전부터 코스프레와 같은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쳤습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팬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확산이 이루어졌고, 출시 전 위시리스트 확보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며 출시 직후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출시 한 달 만에 33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패스를 통해 더 많은 유저들에게 게임이 소개되며 실제 플레이어 수는 더욱 많았습니다.
이 게임의 또 다른 인상적인 기록은 엔딩을 본 플레이어 비율이 높다는 점입니다. 특히 골수 게이머층의 높은 구매율과 플레이 비율이 주목할 만합니다.
중소규모 개발사의 성공, 대형 개발사의 고민을 부르다
최근 몇 년간 헬다이버2, 팔월드, 검은 신화 오공, 한국의 P의 거짓과 스텔라 블레이드 같은 중소규모 개발사들의 게임들이 AAA 게임 못지않은 성공을 거두면서, 대형 게임 개발사들에게도 큰 자극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 프랜차이즈와 리메이크 전략만으로는 더 이상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을 주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성공 사례를 통해 대형 개발사들도 자신의 전략을 재검토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개발팀에게 중요한 개발 방식과 기술
최근 게임 개발 트렌드는 소규모, 멀티스킬 보유자로 구성된 팀이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유저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유니티와 언리얼 엔진 등 범용 게임 엔진의 활용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사실 AAA 게임 개발사에서 자체 개발 엔진을 사용하는 이유 중 하나나는 그 엔진이 특정 게임에 최적화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자체 개발 엔진은 학습하기 매우 어렵고, 개발 과정에서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숙달되면 분명히 최적의 결과를 낼 수 있지만, 그 수준까지 도달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초기 개발 속도도 현저히 느립니다.
저도 유명한 AAA 개발사에서 사용되는 두 개의 인하우스 게임 엔진을 이용하여 게임을 개발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초기에는 엔진 자체의 복잡성 때문에 러닝 커브가 매우 가팔랐고, 단순한 작업도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문서화가 충분하지 않거나 커뮤니티의 지원이 부족할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범용 게임 엔진의 장점과 개인적 경험
반면 언리얼 엔진이나 유니티와 같은 범용 엔진은 배우기 위한 자료가 풍부하고, 글로벌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 발생 시 빠르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언리얼 엔진은 뛰어난 그래픽 성능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다양한 기술적 지원 덕분에 소규모 개발팀이 짧은 시간 안에 높은 퀄리티의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합니다.
특히 언리얼 엔진에서 제공하는 비주얼 스크립팅 도구인 블루프린트는 프로그래밍을 전문으로 하지 않는 레벨 디자이너나 테크니컬 디자이너들도 손쉽게 게임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제 경우에도 이 도구를 활용하여 짧은 시간 안에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테스트를 반복하며 빠르게 결과물을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유니티 엔진에 익숙한 개발자라면 언리얼 엔진을 학습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기본적인 엔진 작동 원리가 비슷하며, 엔진 간 공통된 개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유니티의 C#에 익숙한 개발자라면 언리얼의 C++를 배우는 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언리얼 엔진에서 제공하는 C++는 엔진에 최적화되어 있어 비교적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다.
다양한 게임 엔진 경험의 가치
저는 개인적으로 유니티, 언리얼, 고도 엔진을 포함해 여러 게임 엔진을 다뤄본 경험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엔진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나면 다른 엔진을 배우는 것도 쉬워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고도 엔진을 새로 배울 때도 기존에 쌓인 게임 개발 경험 덕분에 빠르게 익숙해질 수 있었으며, 간단한 예제 프로젝트를 통해 빠르게 엔진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저는 회사에 어떤 프로젝트를 맡게 되더라도 빠르게 적응하여 높은 효율로 작업할 수 있었고, 이는 앞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 개발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었습니다. 따라서 게임 개발자라면 여러 게임 엔진에 대한 경험을 쌓아두는 것이 장기적으로 큰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언리얼 엔진 학습 자료 소개
[본 게시물은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소정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유니티 등 다른 게임 엔진 경험자로서 언리얼 엔진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제가 개인적으로 인연이 있으며 신뢰할 수 있는 강의로 검증된 이득우 교수님의 언리얼 엔진 강의 시리즈를 적극 추천합니다.
유료 강의임에도 누적 수강자가 6천명 가까이 되는 검증된 강의입니다. 언리얼 강의로는 국내에서 이득우 교수님의 강의가 가장 유명합니다.
다음의 총 4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파트 2의 ‘언리얼 게임 프레임웍의 이해’와 파트 4의 ‘게임플레이 어빌리티 시스템’ 강의는 꼭 들어 보셔야 합니다.
이득우의 언리얼 프로그래밍 Part1 – 언리얼 C++의 이해
이득우의 언리얼 프로그래밍 Part2 – 언리얼 게임 프레임웍의 이해
이득우의 언리얼 프로그래밍 Part3 – 네트웍 멀티플레이 프레임웍의 이해
이득우의 언리얼 프로그래밍 Part4 – 게임플레이 어빌리티 시스템
그럼 여러분들도 언젠가 Clair Obscur: Expedition 33 과 같은, ‘정말로 좋아서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어 내실 수 있기를 바라며, 저 또한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