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IT 직장인이었던 캐나다의 한 청년은 퇴근 후 남는 시간에 취미 삼아 카드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로컬성크(LocalThunk)’라는 닉네임을 쓰던 그는 2024년 2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본업과 게임 마무리 작업을 동시에 해내기 위해 스스로를 극한의 크런치 모드(초장시간 노동)로 몰아넣었습니다. 휴식 시간은 사라졌고, 그의 신경은 늘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 같았습니다.
경고등은 출시를 불과 한 달 앞둔 2024년 1월의 어느 날 밤에 켜졌습니다. 파트너와 함께 거실 소파에 앉아 영화를 보던 그는 갑작스럽게 주변 시야가 좁아지는 터널 비전 현상과 함께 심장이 터질 듯이 요동치는 극심한 공포를 경험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병원으로 달려간 그에게 의사는 심장마비가 아닌 ‘극심한 스트레스 누적으로 인한 공황 발작(Anxiety Attack)’이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의사가 “최근 업무 스트레스가 심했나요?”라고 물었을 때, 그는 자신이 그동안 게임을 완성하겠다는 일념으로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얼마나 가혹하게 혹사해 왔는지 깨닫고 말문이 막혔습니다.
한 달 뒤 세상에 나온 포커 로그라이크 게임 《발라트로(Balatro)》는 수백만 장이 팔려나가며 단숨에 ‘올해의 게임(GOTY)’ 후보를 휩쓰는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막대한 부와 명예가 눈앞에 찾아왔지만, 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그는 또 한 번의 번아웃에 삼켜지지 않기 위해 가장 단호한 방식의 ‘경계 설정’에 나섰습니다.
첫 번째 결단은 철저한 익명성 유지와 외부 연락의 차단이었습니다. 그는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본명과 얼굴을 세상에 절대 공개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그의 퍼블리셔(Playstack)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그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자유롭게 일하고 평범한 일상을 지킬 수 있도록, 모든 외부의 시선과 업무 외 연락을 방패처럼 차단해 주는 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번째 결단은 화려한 초대와 불필요한 약속의 거절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게임이 주인공으로 호명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 시상식조차 직접 무대에 올라가지 않고 퍼블리셔에게 대리 수상을 맡겼습니다. 쇄도하는 언론 인터뷰 요청과 업계의 수많은 비즈니스 미팅 제안도 대부분 정중히 거절하며 오프라인에서의 고요한 일상을 사수했습니다.
세 번째 결단은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휴식과 작업 리듬의 회복이었습니다. 2025년 9월, 그는 팬들에게 약속했던 대규모 업데이트(1.1 버전) 일정을 과감히 연기하며 공식 블로그에 솔직한 편지를 남겼습니다.
그는 편지에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업데이트 날짜를 아예 공지하지 말았어야 했다. 지난해 극심한 크런치와 번아웃을 겪은 뒤, 다시는 예전의 건강하지 못한 업무 습관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다짐했다. 이제 나는 하루에 오직 몇 시간만 일하며 내 삶의 리듬을 지키고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세상의 기대와 마감 시한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휴식 시간을 되찾은 그는, 2026년 9월 공식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약속했던 시간을 훌쩍 넘겼다는 걸 알지만, 지금 나는 나 자신에게 가장 좋고 결과적으로 게임에도 가장 좋은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다. 번아웃을 지나온 지금, 나는 진심으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게임을 만들고 있다”며 한결 여유롭고 건강해진 근황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