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즐기다 보면 화면 속 화려한 그래픽에 눈길이 갑니다. 캐릭터의 매끄러운 피부나 웅장한 건물의 벽면이 정말 사실적이죠. 하지만 이 모든 형체의 기초에는 아주 작은 단위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삼각형 메쉬(Triangle Mesh)라는 개념입니다. 여러 개의 작은 면을 이어 붙여 하나의 큰 형태를 만드는 방식이죠. 아무리 복잡해 보이는 3D 모델이라도 뜯어보면 수많은 삼각형의 집합입니다.

왜 하필 삼각형일까요

처음 공부하는 분들은 조금 의아할 수 있습니다. 사각형이 더 반듯하고 다루기 쉬워 보이는데 왜 굳이 삼각형을 쓸까요? 그 이유는 아주 현실적이고 수학적인 특징 때문입니다.

삼각형은 점 세 개만 있으면 무조건 하나의 평면이 만들어집니다. 점 하나가 위치를 조금 바꾼다고 해서 면이 뒤틀리는 일이 없죠. 언제나 평평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반면 사각형은 조금만 어긋나도 평면이 깨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계산이 복잡해지고 그래픽 오류가 생기기 쉽죠. 삼각형은 이런 골치 아픈 문제를 원천적으로 막아줍니다.

게임 엔진이 화면을 그릴 때 삼각형을 고집하는 이유

변하지 않는 튼튼함

게임 안에서는 캐릭터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회전합니다. 때로는 크기가 커지거나 작아지는 변환 과정을 거치기도 하죠. 이런 상황에서도 삼각형은 형태가 깨지지 않고 잘 버텨줍니다.

프로그래머 입장에서는 예외 상황을 걱정할 필요가 줄어듭니다. 수학적으로 아주 견고한 도형이기 때문이죠. 덕분에 복잡한 계산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일관된 처리가 가능해집니다.

GPU와 래스터화의 관계

컴퓨터의 그래픽 카드인 GPU는 삼각형을 정말 좋아합니다. 화면에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래스터화(Rasterization)라고 부르는데요. GPU는 이 작업을 아주 빠르게 해내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삼각형의 세 꼭짓점 정보만 주어지면 내부는 금방 채워집니다. 어떤 픽셀을 무슨 색으로 칠해야 할지 계산하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죠. 하드웨어 수준에서 이를 지원하기 때문에 성능이 보장됩니다.

만약 사각형이나 오각형을 직접 처리하려고 하면 어떨까요? 컴퓨터는 내부적으로 이걸 다시 삼각형으로 쪼개야만 합니다. 불필요한 단계가 늘어나니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죠.

게임 엔진의 기본 약속

그래서 대부분의 게임 엔진은 렌더링 파이프라인을 삼각형 기준으로 짭니다. 모델링 툴에서 곡면을 아무리 예쁘게 깎아도 엔진에 들어오면 삼각형이 되죠. 모든 표면은 삼각형의 모임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이것은 그래픽을 구현하는 사람들 사이의 중요한 약속과도 같습니다. 가장 기초적이고 표준화된 방식을 따르는 것이죠. 그래야 성능과 품질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가 수월해집니다.

실용적인 선택이 만든 세상

우리가 보는 가상 세계는 사실 수많은 삼각형의 조각보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가 모여 놀랍도록 정교한 세상을 만들어내죠. 이론적으로 완벽해서가 아니라 가장 실용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원리를 이해하면 렌더링 최적화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프로그래머로서 더 효율적인 그래픽 코드를 짤 수 있는 시야가 생기니까요. 기초가 탄탄해야 응용도 쉬워지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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