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기획서 템플릿

게임 기획자가 되고 싶은 분들이라면 게임 기획서를 어떻게 써야 할 지에 대해 알고 싶을 것입니다. 게임 회사에는 대부분의 게임 기획서에 공통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일종의 템플릿(template) 같은 것이 있어서, 기획자들이 그 템플릿에 들어 있는 항목만 잘 채워 넣으면 완전한 기획서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약 15년 전 쯤만 해도 게임 기획서 템플릿이라고 해서, 외국의 유명 게임 기획자(게임 디자이너)가 작성했다고 하는 기획서 포멧이 인터넷 상에 공유되기도 했습니다.

바이블형 게임 기획서

또한 게임 개발 초창기에는 게임 기획서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기획 바이블’, 또는 ‘바이블형 기획서’라고 하는 문서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수백 페이지 짜리의 문서 파일 하나에, 게임 개발에 필요한 모든 항목을 다 작성해 넣은 두꺼운 문서를 바이블형 기획서라고 합니다. 이 때 바이블이라는 것은 성경책이라는 의미이므로, 게임 개발에 필요한 온갖 진리(?)의 말씀이 이 한권의 책에 다 들어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기도 했습니다.

폭포수 개발 방법론과 게임 기획서

그 당시에는 이런 식의 기획서를 필요로 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게임 개발을 위한 개발 방법론으로 당시에는 폭포수 이론(waterfall theory)이 많은 게임회사에서 채택되었습니다. 이 폭포수 개발 방식은 개발 초기에 상세한 세부 기획을 모두 완료하고, 이 완벽한 계획에 따라 이후 게임 개발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프리 프러덕션(실제 개발 이전의 기획 단계)에 많은 시간을 투입해서 꼼꼼한 기획서를 작성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바이블형 기획서는 이런 요구에 맞춰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터레이션 방식의 개발 방법론과 게임 기획서

하지만 이후 게임 개발 방법론이 짧은 주기의 기획 -> 개발 -> 테스트 -> 수정 이라는 사이클을 반복하는 이른바 이터레이션 형식(반복 형식)으로 바뀌게 되면서 이런 두꺼운 기획서는 더 이상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실제 플레이 가능한 프로토타입 등을 통해 실제 검증해 보기 전에는 작성된 게임 기획서의 내용이 올바른 지 여부를 알 수 없다는 깨달음이 생기면서 개발자들은 게임 개발 방식을 바꾸었고, 이에 따라 게임 기획서의 형식도 바뀔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게임 기획서 형식의 변화

따라서 현재의 게임 기획서는 그 형태가 과거처럼 고정되지 않고 변화 무쌍하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바뀔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두꺼운 바이블형 기획서는 지금의 유연한, 반복에 근거한 개발 방식에 걸림돌이 되고 만 것입니다. 기획서는 각 단계의 짧은 개발 주기에 맞도록 짧고 간략하면서 핵심만 담을 수 있는 내용으로 작성되어야 하며, 테스트를 통해 문제점이 발견되거나 더 좋은 기획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수정이나 추가, 삭제가 용이한 형태로 작성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더 이상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하기 보다는 온라인 위키 문서 방식을 이용합니다. 

아틀라시안의 컨플루언스

현재 수 많은 게임 회사들이 애용하는 것은 아틀라시안(Atlassian)에서 개발한 컨플루언스(Confluence)라는 상업용 위키 소프트웨어입니다. 프로젝트 개발 관리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지라(Jira)와 연동되기 때문에(역시 아틀라시안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입니다) 규모가 큰 게임 회사들은 거의 대부분 이 시스템을 이용해서 게임 기획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게임 기획서의 변천사를 살펴 보면 결국 게임 기획서라는 것도 게임 개발 프로세스와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게임 기획서를 고정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템플릿이나 다른 사람이 쓴 기획서 양식을 입수하려고 하기 보다는 게임 기획서가 게임 개발 단계에서, 그리고 각 개발 파트에 따라 어떤식으로 다르게 활용되는가에 대해서도 공부해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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