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나 언리얼 같은 상용 엔진을 사용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궁금증이 생깁니다. 오브젝트는 어떤 순서로 생성되고 사라질까? 매 프레임 호출되는 업데이트는 어디서 관리될까? 충돌 판정은 엔진 내부에서 어떤 흐름으로 처리될까?

엔진 사용법만 익힐 때는 이런 구조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은 엔진을 직접 만들어보면 각 기능이 어디에 놓이고,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훨씬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C++로 게임 엔진을 공부한다고 해서 거대한 상용 엔진을 처음부터 복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범위를 작게 잡고, 게임이 돌아가는 데 필요한 구조를 하나씩 나눠 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콘솔 기반 2D 게임처럼 단순한 환경에서도 게임 루프, 입력 처리, 오브젝트 생명 주기, 렌더링 순서, 충돌 판정, 메모리 관리 같은 개념을 충분히 다룰 수 있습니다.

게임 엔진 공부가 어려운 이유

게임 엔진에는 여러 개념이 한꺼번에 얽혀 있습니다. C++ 문법과 객체지향 설계는 물론이고 자료구조, 메모리 관리, 빌드 구조, 프레임 업데이트, 입력과 출력 흐름까지 함께 등장합니다.

처음부터 그래픽 API나 복잡한 3D 렌더링까지 다루면 무엇이 엔진 구조이고 무엇이 화면 표현 기술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집니다. 이럴 때는 화면을 화려하게 만드는 일보다 엔진의 뼈대를 이해하는 데 집중하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콘솔 화면에서 소코반을 만든다고 해도 생각할 문제는 적지 않습니다. 플레이어, 벽, 박스, 목적지를 어떤 객체로 표현할지 정해야 하고, 각 객체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도 나눠야 합니다. 충돌이 발생했을 때 누가 판단하고, 누가 상태를 바꿀지도 결정해야 하죠.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엔진 설계의 기본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먼저 이해해야 할 핵심 구조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게임 루프입니다. 게임은 한 번 실행되고 끝나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입력을 받고, 상태를 갱신하고, 화면을 다시 그리는 과정을 계속 반복합니다.

이 반복 안에서 프레임마다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면 Tick, Update, Render 같은 개념도 단순한 함수 이름이 아니라 실행 순서를 나누는 기준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다음은 액터 또는 게임 오브젝트 구조입니다. 플레이어, 적, 탄환, 장애물처럼 게임 안에 존재하는 요소를 공통된 방식으로 다루려면 기반 클래스와 상속 구조가 필요합니다. 이때 객체지향 설계가 실제 문제와 연결됩니다.

클래스를 많이 만드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여러 객체가 공유하는 동작은 어디에 둘지, 각 객체만의 동작은 어떻게 나눌지를 정하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레벨이나 월드 관리도 빠질 수 없습니다. 게임 안의 객체를 한곳에서 관리하지 않으면 생성과 삭제, 충돌 확인, 렌더링 순서가 금방 복잡해집니다. 작은 게임이라도 객체 목록을 관리하고, 업데이트 순서를 정하고, 필요 없는 객체를 정리하는 구조를 만들어보면 상용 엔진의 월드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C++ 게임 엔진 구조를 이해하려면 무엇을 직접 만들어봐야 할까

C++로 직접 구현할 때 얻는 점

C++은 게임 엔진 내부 구조를 공부하기에 만만한 언어는 아닙니다. 대신 엔진이 내부에서 처리하는 일을 숨기지 않고 드러냅니다.

포인터와 동적 할당, 객체 수명, 타입 변환, 객체 간 참조 관계를 직접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엔진이 왜 특정한 방식으로 객체를 다루는지 체감하기 쉽습니다.

런타임 타입 정보를 다루는 구조를 직접 구현해보면 캐스팅이 단순한 문법 기능이 아니라는 점도 알 수 있습니다. 객체의 실제 타입을 확인하고, 안전하게 변환하고, 상속 관계를 추적하는 일은 엔진 내부에서 자주 필요한 작업입니다.

언리얼 엔진의 Cast나 리플렉션 관련 개념이 막연하게 느껴졌다면, 작은 커스텀 RTTI 구조를 만들어보는 과정이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엔진 코드와 게임 콘텐츠 코드를 분리해보는 경험도 유용합니다. 엔진을 라이브러리나 DLL 형태로 나누고, 게임 프로젝트가 그 엔진을 가져다 쓰는 구조를 만들면 프레임워크의 경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경계를 알면 게임 코드가 엔진에 의존하는 부분과, 게임만의 규칙을 담아야 하는 부분을 나누기 쉬워집니다.

소코반과 슈팅 게임이 좋은 예제인 이유

엔진 구조를 처음 공부할 때는 예제 게임의 규모가 너무 크지 않아야 합니다. 소코반은 격자 기반 이동, 충돌, 상태 변경, 클리어 조건을 다루기에 알맞습니다.

플레이어가 박스를 밀 수 있는지 판단하려면 위치를 계산하고 충돌 규칙을 적용해야 합니다. 스테이지 상태도 계속 관리해야 하죠. 게임 자체는 단순해 보이지만 엔진의 기본 구조를 연습하기에는 충분합니다.

슈팅 게임에서는 조금 다른 문제를 다루게 됩니다. 탄환 생성과 삭제, 적 이동, 입력 반응, 반복적인 업데이트, 충돌 판정이 더 자주 일어납니다.

소코반이 정적인 규칙과 상태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면, 슈팅 게임은 매 프레임 움직이는 객체를 관리하는 연습에 가깝습니다. 두 장르를 모두 만들어보면 엔진 구조가 특정 게임에만 맞춰져서는 안 된다는 점도 알 수 있습니다.

상용 엔진 학습에도 연결되는 부분

직접 만든 작은 엔진은 실제 상용 엔진보다 기능이 훨씬 적습니다. 하지만 공부할 때는 오히려 이 점이 도움이 됩니다. 유니티나 언리얼에서 당연하게 사용하던 기능을 작은 규모로 다시 구현해보면, 그 기능이 왜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액터의 생명 주기, Tick 시스템, 레벨 관리, 충돌 처리, 타입 시스템, 엔진과 게임 모듈의 분리는 상용 엔진에서도 계속 등장하는 주제입니다.

이런 구조를 한 번 직접 만들어본 사람은 엔진 문서를 읽을 때도 사용법만 따라가기보다 전체 흐름을 먼저 살펴보게 됩니다.

어떤 순서로 공부하면 좋을까

처음부터 C++ 문법을 완벽하게 끝내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클래스와 상속, 포인터와 참조, 동적 메모리, 기본적인 빌드 흐름을 익힌 뒤 작은 프로젝트에 바로 연결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먼저 콘솔 출력으로 화면을 표현하고, 입력을 받아 캐릭터를 움직여봅니다. 이후 여러 객체를 공통 인터페이스로 관리하는 구조를 추가하면 됩니다.

그다음에는 게임 루프를 정리하고, 오브젝트의 업데이트 순서를 정합니다. 충돌 판정과 렌더링도 서로 분리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엔진 영역과 게임 영역을 나누면 프레임워크라는 개념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가옵니다.

이 과정을 따라가면 게임 하나를 완성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다른 게임에도 적용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게 되고, 엔진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지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C++ 게임 엔진 학습은 처음에는 진도가 느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작은 엔진을 직접 만들어보면 게임 개발에서 반복해서 마주치는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상용 엔진을 더 잘 쓰고 싶거나 언리얼과 유니티의 내부 구조가 궁금하다면, 콘솔 기반 엔진 프레임워크를 직접 구현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볼 만합니다.


더 깊게 배워보고 싶다면

이 글에서 다룬 C++ 게임 엔진 구조를 소코반과 슈팅 게임 프로젝트 흐름 안에서 차근차근 익히고 싶다면, 아래 강의도 함께 참고해볼 만합니다.

C++로 만드는 게임 엔진 프레임워크 (소코반과 슈팅 게임으로 배우는 엔진 구조)| 장세윤 – 인프런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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