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을 공부하다 보면 병렬 처리라는 큰 벽을 만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잡 시스템(Job System)은 현대 엔진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었죠. 처음 접하면 스레드와 무엇이 다른지 헷갈릴 수 있습니다. 저와 함께 이 개념을 천천히 알아보도록 하죠.
작업의 단위를 새롭게 정의하기
과거에는 프로그래머가 스레드를 직접 만들고 관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잡 시스템은 접근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스레드 자체가 아니라 작업을 어떻게 나눌지에 주목하죠. 큰 덩어리의 일을 아주 작은 단위인 잡으로 쪼개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엔진은 큰 일을 한 번에 처리하지 않습니다. 대신 잘게 나누어진 수많은 잡을 큐에 넣습니다. 그리고 여러 워커 스레드가 이 잡을 가져가서 실행하도록 만들죠. 관리의 기준이 스레드에서 작업 단위로 옮겨가는 것입니다.
CPU 자원을 고르게 분배하는 기술
스레드 개수는 CPU 코어 수에 따라 제한됩니다. 하지만 잡은 그보다 훨씬 많이 만들 수 있죠. 엔진은 프레임마다 수백 개에서 수천 개의 잡을 생성합니다. 이렇게 하면 전체 CPU 자원을 아주 고르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어떤 코어가 잠시 한가하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코어는 즉시 큐에서 다음 잡을 가져와 실행하면 됩니다. 특정 스레드만 바쁘게 일하는 불균형이 사라지죠. 덕분에 전체적인 처리 효율이 크게 올라갑니다.

독립적인 설계가 가져오는 확장성
잡 시스템에서 각 잡은 매우 작고 독립적으로 설계됩니다. 이 잡은 오직 이 계산만 수행한다고 역할을 명확히 하는 것이죠. 덕분에 서로 간섭 없이 동시에 실행될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은 멀티코어 환경에서 큰 장점이 됩니다.
프로그래머 입장에서는 코어 수가 늘어나도 걱정이 없습니다. 기존 설계를 바꿀 필요 없이 워커 스레드만 늘려주면 됩니다. 그러면 성능은 자연스럽게 확장되죠. 현대 하드웨어 환경에 아주 잘 맞는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의존 관계를 제어하는 카운터
잡을 정의할 때는 실행할 함수와 파라미터 같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카운터(Counter)라는 중요한 요소가 더해집니다. 카운터는 여러 잡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그룹의 모든 잡이 끝나야 다음으로 넘어간다는 규칙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복잡한 병렬 작업의 순서를 통제하죠. 엔진은 덕분에 꼬이기 쉬운 의존 관계를 명확하게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스레드 풀 방식과 대기 상태의 문제
구현 측면에서 보면 많은 시스템이 스레드 풀(Thread Pool)을 기반으로 합니다. 워커들이 무한 루프를 돌며 큐를 감시하는 형태죠. 큐에 잡이 들어오면 하나를 꺼내 실행하고 다시 기다립니다. 방식이 단순해서 오버헤드가 작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잡이 실행 도중에 멈춰야 하는 상황에서는 문제가 생깁니다. 다른 작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스레드가 낭비되거든요. 스레드를 묶어둔 채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되는 비효율이 발생합니다.
파이버를 통한 중단과 재개
이런 비효율을 막기 위해 코루틴이나 파이버(Fiber) 같은 기술을 도입합니다. 실행 중간에 잠시 자리를 비켜주었다가 나중에 다시 돌아오는 방식이죠. 덕분에 스레드를 묶어두지 않고 즉시 다른 잡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복잡한 의존 관계를 가진 작업에서 특히 강력합니다. 너티독 같은 유명 스튜디오도 대규모 게임을 위해 이런 방식을 활용해 왔습니다. 그만큼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처리가 가능하다는 뜻이겠죠.
유연한 스케줄링이 만드는 성능
잡 시스템을 쓰는 진짜 이유는 작업을 유연하게 스케줄링하기 위해서입니다. 단순히 병렬 처리를 많이 하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작업을 얼마나 잘게 나누고 효율적으로 배치하느냐가 관건입니다.
현대 게임 엔진은 늘어나는 CPU 코어를 이런 방식으로 활용합니다. 복잡한 게임 세계를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힘이 여기서 나오죠. 여러분도 이 원리를 이해하면 더 좋은 성능의 코드를 작성할 수 있을 겁니다.